1. 서 론
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목재의 치목(治木) 및 가 공 기술은 도구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, 고고 학 분야에 있어서 도구 및 도구를 이용한 가공방법 에 대한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(Lee 등, 2005). 현재 고대의 도구 및 가공방법에 대한 연구는 발굴유물, 문헌, 회화자료 등에 의존하여 분석할 수 있으며, 특 히 발굴된 목제유물에 잔존하고 있는 도구흔적을 통해 당시의 정확한 도구의 형태, 크기, 종류 등 당 시의 목재 가공방법을 확인할 수 있다.
우리나라의 고대 목제품에 대한 도구흔적 및 가공 방법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다른 나라에 비해 부 족한 편이며, 특히 발굴목재에 대한 연구는 최근에서 야 이루어지고 있다. 발굴된 목제유물의 도구흔적과 가공방법에 대한 대표적인 연구로는 백제 사비시대 유적에서 출토된 목제유물에 잔존하는 도구흔적과 현재에 사용되고 있는 전통 목공구의 흔적을 비교하 여 가공흔적 관찰 기준을 제시하고, 목재 가공기술을 확인한 것이 있다(Han, 2005). 이후 아산 갈매리 유 적에서 출토된 목제품에 남아있는 가공 및 사용흔적 을 통해 가공 도구를 추정하고, 목제품의 기능을 검 토한 연구가 있으며(Kim, 2010), 함안 성산산성에서 출토된 다량의 목제유물에 잔존하고 있는 가공흔적 을 확인하고, 출토된 가공 도구와의 비교를 통해 당 시 목제 가공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지던 유적임을 확 인한 연구가 있다(Gaya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, 2011). Jung (2013)은 우리나라에 서 출토된 목제유물들에 대해 형태에 따라 종류를 구분하였고, 특히 용기류의 가공 방향에 따른 제작방 식을 검토하였으며, Lee 등 (2005)은 유적에서 출토 된 도구유물들을 이용하여 시대별로 사용된 건축도 구를 추정하기도 하였다. 현재 출토 목제유물의 가공 흔적 연구가 비교적 많이 이루어진 일본의 경우, 목 제유물에 사용된 도구 추정 뿐 만 아니라 철부(鐵斧) 와 석부(石斧)의 가공을 구분하기도 한다(Nagasaka, 1997). 도구흔적과 가공방법 연구 이 외에 자연과학 적인 분석 결과를 통해 목제유물의 제작기법을 확인 한 연구들도 진행되고 있다. Park 등 (2006)은 전주 마전 유적에서 출토된 목관재의 구조 및 결구형태로 목관재의 제작기법을 확인하였고, 전통목가구 부재 들에 대한 연륜연대측정을 통해 여러 개의 나무를 벌채해서 하나의 가구를 제작한 기법을 확인한 바 있으며(Park 등, 2007), 진해 제덕만에서 출토된 선박 부재에 대한 수종분석 결과로 선박 제작시 각 구조 에 알맞은 수종을 사용하여 선박을 제작한 것을 확 인하였다(Chong 등, 2004).
경산 임당 유적에서는 우리나라에서 현재까지 처 음으로 확인된 나무 갑옷틀을 포함한 용기류, 농공 구류, 생활구류, 무기류 등 총 346점의 목제유물이 출토되었다. 대부분 완성품으로 목제유물 표면에는 도구흔적, 사용흔적이 잔존하고 있었으며, 이를 통 해 당시 사용되었던 도구 및 가공방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었다.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경 산 임당 유적의 목제유물 표면에 잔존하고 있는 도 구흔적 및 사용흔적을 관찰하여 목재의 가공도구를 추정하고, 목제유물의 가공방향을 확인하여 당시 목 제유물의 가공방법을 분석하였다.
2. 재료 및 방법
경산 임당 유적의 목제유물 346점 중 도구흔적 및 사용흔적이 확인된 유물을 1차 선별한 뒤 각각의 유 물 형태에 따라 2차 분류를 실시하고 표면에 잔존하 고 있는 도구흔적을 관찰하였다(Yeongnam institute of cultural properties, 2014). 분석된 목제유물은 결합 부재, 목주, 불명목제품 등 총 97점이었다(Table 1). 또한 액체나 물건을 담는 용기류에 대한 가공방법을 확인하기 위해 고배, 완, 컵형목제유물 등 총 87점의 목제유물을 비교 분석하였다(Table 2).
Artifacts name | No. |
---|---|
Long-leg Plate(Gobae) | 22 |
Plate(Wan) | 17 |
Cup | 17 |
Container | 12 |
Cap | 8 |
Ladle | 7 |
Bottle | 2 |
Well bucket | 1 |
Vessel | 1 |
Total | 87 |
도구흔적에 대한 관찰은 보존처리 전에 이루어져 야 정확한 날흔, 뜯김, 날끝흔적 등을 확인할 수 있다. 대부분의 유물들은 보존처리 전에 도구흔적을 관찰 하였으나 일부 유물은 과거에 보존처리가 이루어졌 기 때문에 날 흔적만 관찰하였다. 또한 사용흔적의 경우에는 미세한 흔적이 대부분이며, 보존처리 완료 후 표면이 밝아지면서 더욱 선명하게 관찰되었다. 관찰되는 각각의 도구흔적은 날의 크기를 측정하고, 표면을 관찰 및 촬영하였다.
목제유물의 가공도구는 시대별, 지역적, 가공하는 사람(개별적)에 따라 날의 크기와 각도 등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, 목재표면에 잔존하고 있는 도구흔적은 형태적으로 비슷하기 때문에 선행연구자료(Han, 2005; Kim, 2010)를 바탕으로 비교 · 분석하였다(Fig. 1).
전통적인 제작방법에 따르면, 용기류는 목재를 갈 이틀에 물린 후 갈이칼을 이용하여 깎아내는 선삭 가공(갈이질, 돌려깍기)으로 제작하고 있으며, 이는 고대에도 비슷한 방법으로 진행되었을 것으로 추정 하고 있다(Han과 Park, 2005). 갈이질은 목재의 가공 방향에 따라 ‘눈질’과 ‘선질’로 구분된다(Fig. 2). 목 재의 결이 서있는 상태로 갈이질(횡단면 방향)한 경 우 ‘선질’이라고 하며, 목재의 결이 누운 상태로 갈 이질(방사단면 또는 접선단면 방향) 한 경우에는 ‘눈질’이라고 한다. 목제유물을 세웠을 때 목재의 섬 유방향이 목제유물의 방향과 같이 서면 선질로 깎 은 것이고, 목재의 섬유방향이 목제유물의 방향에 대해 누워있으면 눈질(접선단면 또는 방사단면 방 향)로 깎은 것이다.
따라서 경산 임당 유적에서 출토된 용기류에 대 한 가공방법 분석은 목제유물의 표면에 나타나는 흔적을 관찰하고, 가공된 방향과 목재의 섬유방향을 관찰하여 눈질 및 선질을 판단하였으며, 사진 촬영 을 하여 비교하였다.
3. 결과 및 고찰
경산 임당 유적 출토 목제유물에서 가장 많이 관 찰된 도구흔적은 자귀의 날흔으로 48점에서 관찰되 었다. 자귀는 찍기와 다듬기 작업의 도구로 날의 운 동방향으로 인해 오목한 면이 확인되며, 찍는 형태 의 흔적은 일직선의 예리하고 선명한 날흔이 관찰 된다. 찍은 흔적은 29점에서 관찰되었고, 이 중 20 점에서 찍힌 날의 폭이 약 3-5 cm로 관찰되었으며, 9점에서는 흔적만이 관찰되었다(Fig. 3A). 다듬은 흔적은 48점 중 19점에서 확인되었으며, 날흔은 미 세하여 날의 크기를 확인할 수 없었다. 자귀 흔적은 주로 결합부재, 목주와 같이 비교적 크기가 크고 중 간 단계의 가공이 이루어진 유물에서 확인되었으며, 용기류, 방망이, 따비 등 비교적 미세한 가공(마무리 가공)이 완료된 유물에서는 흔적만이 관찰되었다 (Fig. 3B).
끌의 흔적이 관찰된 목제유물은 42점으로 두 번 째로 많이 관찰되었다. 끌은 구멍 및 결구를 만들기 위한 도구로 날흔이 일정한 간격으로 동일선상에 위치한다. 끌 흔적 중 날의 크기가 확인된 유물은 17점이다. 약 1.5-5 cm의 날의 크기가 관찰되어 당시 목재를 가공할 때 다양한 크기의 끌이 사용되었음 을 추정할 수 있었다(Fig. 3C). 나머지 25점에서는 날의 크기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흔적만이 관찰되었 다. 끌 흔적은 주로 결구 및 구멍이 있는 결합부재 유물에서 관찰되었다. 컵형목제유물, 용기, 고배 등 미세한 가공이 이루어진 유물의 바닥에는 흔적만이 관찰되어 목제유물 제작시 마무리 작업으로 끌을 이용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.
송곳은 목재에 구멍을 뚫기 위한 도구이다. 총 10 점의 목제유물에서 관찰되었고, 투공 된 형태는 원 형으로 지름은 2-4 mm의 작은 투공부터 10-12 mm의 비교적 큰 투공까지 관찰되었다. 2-4 mm 크기의 투 공은 방패와 갑옷틀, 갑옷편 등 무구류에 주로 나타 나 끈을 이용하여 연결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. 비교적 크기가 큰 10-12 mm의 투공은 완, 첨기형목 제품 등에서 관찰되어 다른 부재와의 결합을 위한 투공으로 판단된다(Fig. 3D). 특히 나막신에서 확인 된 투공은 타원형의 형태를 나타내었다. 이는 송곳 을 이용하여 2개의 투공을 한 후 끌을 이용하여 가 공한 것으로 작은 크기의 송곳날을 이용하여 큰 구 멍을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.
손칼은 목재를 다듬는 도구로 날끝흔적이 없고, 절삭면이 연이어서 관찰된다. 손칼흔적은 첨기형목 제품, 봉형목제품 등 총 2점의 목제유물에서 관찰되 었다. 날흔의 폭과 길이가 다양하게 관찰되고, 절삭 면이 연이어서 관찰되었다(Fig. 3E). 손칼은 도구의 특성상 가공시 힘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 도구로 목 재 섬유방향과 평행으로 가공이 이루어져야 한다. 이번에 관찰된 유물 2점도 목재의 섬유방향과 평행 인 접선단면에 손칼의 흔적이 관찰되었다.
도끼는 벌채와 쪼개는 작업의 도구로 쪼개진 면 과 거친 날 끝 흔적이 관찰된다. 경산 임당 유적의 목제유물은 대부분 1차 가공이 완료된 유물로 대부 분의 유물에서 도끼의 흔적은 관찰되지 않았고, 다 만 미완성목재 1점에서 섬유방향으로 쪼개진 면과 거칠게 뜯긴 날흔이 3개가 확인되었다(Fig. 3F). 하 지만 부후가 심하고 장기간 보관상태에서 가공된 면이 일부 손상되어 도끼로 추정만 가능하였다.
이상의 결과에서 확인된 도구들은 자귀, 끌, 송곳, 손칼, 도끼이다(Table 3). 도끼는 구석기 시대부터 사 용되어 왔고, 끌과 칼은 신석기시대부터 사용되었으 며, 자귀는 청동기 시대부터 사용되었다(Lee, 2005). 따라서 경산 임당 유적 형성 당시에는 확인된 도구 들을 다루는 기술이 오랜 기간을 거치면서 매우 발 전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. 또한 확인된 도구 이외에 도 경산 임당 유적의 원삼국시대 고분에서 자루대패 로 추정되는 도구가 확인되었고(Yeongnam Institute of Cultural Properties, 2008), 일부 유물에서 선삭가 공시 사용되는 갈이칼의 흔적이 확인되어 분석된 도 구 이외에도 다양한 도구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.
Tool | Type of trace | Number | ||
---|---|---|---|---|
Adze | Chop | 3-5 cm | 20 | 48 |
- | 9 | |||
Smooth | - | 19 | ||
Chisel | Digging | 1.5-5 cm | 17 | 42 |
- | 25 | |||
Drill | Bore | 2-4 mm | 6 | 10 |
5-12 mm | 4 | |||
Hand knife | Smooth | - | 2 | 2 |
Axe | Chop | - | 1 | 1 |
사용흔적은 목제유물 제작 이후 발생되는 흔적으 로 사용흔적이 남아있는 목제유물은 완성품으로 판 단할 수 있으며, 목제유물의 정확한 용도를 확인할 수 있다. 사용흔적 중 가장 많이 관찰되는 것이 마 모흔적으로, 목제품이 완성된 후 사용되면서 발생되 는 마찰에 의한 흔적이다. 경산 임당 유적의 목제유 물의 경우 발굴된 후 10여년간 수침환경에서 보관 되어, 유물들 사이의 마찰, 포장으로 인한 표면변화 등으로 인해 마모흔적을 판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 었다. 따라서 마모흔적을 제외한 사용흔적을 대상으 로 관찰하였다.
관찰된 목제유물은 총 15점으로 날흔, 끈흔적, 투 공, 나무못 사용 등이 관찰되었다. 가장 많이 관찰된 날흔은 갑옷틀, 삽형목제품, 방망이, 도마, 받침대 등 직접적으로 날카로운 도구와 같이 사용되는 목 제유물에서 대부분 관찰되었다(Fig. 4A). 끈 흔적은 투공이 되어 있는 방패와 방직기 부속구에서 관찰 되었다. 특히 방직기 부속구의 경우 매우 미세한 실 흔적이 반복적으로 관찰되어 방직기에 사용된 정확 한 위치와 용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(Fig. 4B). 방패 에서는 일정한 간격으로 투공 되어 있었으며, 끈 흔 적이 각각의 구멍을 연결하고 있어 앞판과 뒷판을 연결하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판단되었다. 투공흔적 은 갑옷틀과 받침대에서 관찰되었다. 갑옷틀은 갑옷 을 제작하기 위한 받침도구로 갑옷 제작시 만들어 진 투공이 무질서하게 확인되었다(Fig. 4C). 이전 연 구에서 X-ray 촬영 결과, 목재 내부에 구멍 뚫는 도 구의 끝 부분으로 보이는 금속성 물질 등이 박혀 있 는 것으로 확인되었다(Kim 등, 2006). 나무못은 상 각(책상다리) 1점에서 관찰되었다. 관찰된 형태로 봤을 때 목재를 제작한 후 다른 부재와 연결하기 위 해 나무못을 사용한 것으로 당시 목재의 결구방법 을 확인할 수 있는 흔적이다(Fig. 4D).
경산 임당 유적에서 출토된 용기류 목제유물의 가 공된 방향을 관찰한 결과, 용기의 형태에 따라 눈질 과 선질이 혼합되어 가공되어 있었다. 고배와 완, 용 기 등 넓은 면이 필요로 되며, 물건을 담는 용도의 목제유물들은 주로 눈질로 제작되었으며, 컵과 병 같 이 좁은 면과 길이가 길며, 액체를 담는 용도의 목제 유물들은 선질로 가공되어 있었다(Fig. 5A와 5B).
선질로 가공된 목재의 경우 제작과정 및 완성 후 건조가 진행되면서 수축률이 가장 큰 접선방향의 힘이 발생되어 방사상으로의 갈라짐이 발생될 확률 이 매우 높다. 또한 섬유방향으로 평행하게 가공하 기 때문에 제작 시 많은 힘이 필요하며, 가공 후 표 면이 매우 거칠게 되고, 목재의 섬유방향과 평행하 기 때문에 제작 후 도관을 통한 수분의 흡수와 건조 가 쉽게 발생된다. 눈질로 가공된 용기는 방사상으 로 갈라짐이 줄어들며, 건조응력도 선질에 비해 적 은편이고 완성 후 표면이 매끄럽다.
현재까지 용기류의 가공방법이 확인된 고대 유적 중 충청·전라권 유적(부여 가탑리 유적(백제), 부여 관북리·궁남지 유적(6-7세기))에서는 대부분 눈질로 용기를 제작하였고, 경상권 유적(기장 고촌유적(3-4 세기), 창원 신방리 유적(4세기))에서는 주로 선질로 제작하였다(Jung, 2013). 따라서 경산 임당 유적의 용기들은 다른 유적들과 달리 당시 재료인 목재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넓은 면이 필요 한 용기류(고배, 완)는 눈질로 제작하였고, 좁은 면 이 필요로 되는 목제유물(컵, 병 등)의 경우 목재의 수(髓)를 제외한 부분을 이용하여 선질로 가공하였 던 것으로 판단된다(Table 4).
또한 칠이 탈락된 일부 유물에서는 갈이틀에 물렸 던 투공과 갈이칼로 판단되는 흔적이 관찰되어 선삭 가공으로 용기류가 제작되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(Fig. 5C와 5D). 일본의 경우 산인(山陰)/호쿠리쿠(北 陸)지방의 야요이 시대(B.C. 3C ‑ A.D. 3C) 후기 유적 에서 선삭가공으로 제작된 목기가 확인되었으며, 그 수는 매우 적어 선삭가공으로의 제작은 한정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(Higashimura, 2013). 이와 비슷한 시기인 경산 임당 유적의 목기들도 대부 분은 끌로 파내어 용기류를 제작하였고, 일부 부재에 서만 선삭가공의 흔적이 확인되어 비슷한 결과를 나 타내고 있었다. 현재 갈이틀과 갈이칼의 기원이 밝혀 진 결과는 없지만 기원전 1세기경으로 추정되는 창 원 다호리 유적에서 출토된 용기의 바닥에서 원형 홈 과, 칠기 뚜껑의 가는 홈이 확인되어 선삭가공의 흔 적으로 추정하고 있다(National Folk Museum of Korea, 1989). 이후 삼국시대 유적인 함안 성산산성 과 부여 궁남지, 익산 미륵사지 등에서 선삭가공으로 제작된 칠기들이 다수 확인되어, 경산 임당 유적 형 성 당시에는 이미 선삭가공 방법이 사용되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.
4. 결 론
본 연구에서는 경산 임당 유적에서 출토된 총 346 점의 목제유물 중 97점에 대해 도구흔적 분석을 실 시하였고, 용기류의 가공방법을 확인하기 위해 87점 의 용기류 목제유물을 관찰하였다.
도구흔적을 관찰한 결과, 도구흔적은 모두 5가지 로, 자귀, 끌, 송곳, 손칼, 도끼 순으로 관찰되었다. 경산 임당 유적에서 출토된 목제유물들은 대부분 완성품으로 1차 가공(벌채 및 쪼갬)에 주로 사용되 는 도끼 흔적은 1점의 목제유물에서 관찰되었다. 목 제유물에서 가장 많이 관찰된 도구는 중간 및 마무 리 가공(파내기, 다듬기)에 사용되는 자귀와 끌이었 으며, 송곳과 손칼의 흔적도 일부 유물에서 관찰되 었다. 목제유물에서 관찰된 사용흔적으로는 날흔, 끈흔, 투공, 나무못 등이 있으며, 총 15점에서 관찰 되었다. 가장 많이 관찰된 사용흔적은 날흔으로, 갑 옷틀, 방망이, 도마 등 날카로운 도구들이 직접적으 로 사용되는 목제유물에서 관찰되었다. 끈흔은 실이 이용된 방직기 부속구와 방패, 갑옷틀에서 관찰되었 고, 투공은 갑옷틀과 받침대 등 다른 부재들에 투공 을 하기 위해 사용된 목제유물에서 관찰되었으며, 부재들끼리 연결을 하기 위해 사용된 나무못도 관 찰되었다.
용기류 목제유물의 가공방법을 확인한 결과, 현재 대부분의 용기류는 눈질로 제작하는 것과 달리 경산 임당 유적에서는 선질도 함께 나타나고 있었다. 고 배와 완, 용기류 등과 같이 넓은 면이 필요한 경우 가공하기 쉽고 제작 후 결함이 적게 발생되는 눈질 로 제작하였고, 컵형목제유물과 같이 길고 좁은 면 이 필요한 경우 가공하기는 어렵고 제작 후 결함이 비교적 많이 발생되는 선질로 제작한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. 이는 목재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목제 유물의 형태 및 용도에 따라 가공방법을 달리한 것 으로 당시의 목재의 가공기술을 파악할 수 있는 중 요한 자료로 판단된다. 또한 이번 연구에서 갈이칼 의 날 흔적이 목재 표면에서 관찰되어 용기류의 선 삭가공의 사용 시기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었다.